Movies in September


주위에 기러기아빠가 이젠 둘 셋 자연스럽고, 영화에 투자를 하는 회사 동료도 있어서, 꽤 많은 영화들을 보게 됩니다.  개봉되기 전 시사회에도 다니고, 제작은 되었지만 개봉이 안되는 비운의 영화를 구경할 기회도 가끔 있지요(공짜 영화도 많이 봐요^^).  이건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아래 영화 세 편이 기러기아빠인 친구와 벌어진 9월의 [좋은 영화 소개하기 영화배틀] 이야기입니다. 


이건 실은 9월이 아니라 8월 말에 본 영화입니다.  20대 시절, 아주 예전부터 이 감독의 영화에 유난하게 흥분하는 친구가 어느 소극장에서 상영하는 이 영화를 찾아내선 저를 끌고 가더군요.  아주 아주 흐뭇하고 즐겁게 영화를 본 후, [나 아니면 너에게 이런 좋은 영화를 어떻게 소개하겠냐?]며 거품을 무는 친구에게, 마치 자기가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인 양 말이죠, [나도 근사한 영화로 너에게 으스대며 복수해주마]를 주먹쥡니다.




이 영화에는 [형, 내 평생 영화보면서 그렇게 많이 울어본 적 없어, 킹왕짱이야 정말!]이라는 후배의 추천이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배급하는 영화사에서 일하는 후배였죠.  엉엉 울 수 있는 영화가 늘 좋은 영화인 것은 분명히 아니겠지만, 후배의 [내 평생!] 호들갑에 이상한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나봅니다.  어느 주말 저녁, 이번에는 제가 친구를 이끌고 영화관에 들렀습니다.  재미있게도, 만약을 대비한 [눈물샘 틀어막기 휴지]도 한웅큼 준비하고 말이죠. 

음...움켜진 휴지에 민망한 마음이 들게....전세계 10억이 울었다는데....친구와 저는 [전혀], 실은 이상하게도, 상당히 불쾌한 마음이 되어, 영화관을 나섰고, [내 너가 "일본침몰"영화 침튀기며 보러가자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 너의 얇은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너의 문화에 대한 식견이라는 것은 어쩌고 저쩌고~~] 불평하는 친구에게 [내가 참 잘못했구나, 인정한다!]로 사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자질구레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튼,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후배, 왜 눈물 흘렀냐, 도대체....아픈 사람, 삶이 불편한 사람 나오면 그저 슬픈거냐?  영화 보면서 거슬리는 거 없디?^^




그리고, 지난주말 저녁, 친구의 가공할 공격이 있었습니다.  [왠지 이 영화 화악 당긴다!, 보러 가자!]였죠.  그리고 그 친구의 느낌은 참 맞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교감은, 제 개인적인 여러 사정과 맞물려서인지, 뭐 그렇게 감정이입이 된 까닭인지, 이상하게도 그렇게 강렬한 것이어서, 영화관을 아무렇지 않게 나서고, 친구와 이런저런 농담을 하고, [그래 너 잘났다, 영화 차암 잘 고른다...나보다 훨씬 훨씬 낫네....하지만 그렇게 으스대다가 한번에 훅 간다 너] 이런^^, 집에 돌아오고, 그리고 나서, 어느덧, 잉잉잉 눈물이 흐르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정말 오랫만에, 영화를보고, 잉잉잉 눈물을 흘렸습니다.
엉엉 울게 만드는 영화가 꼭 좋은 영화인 것은 아니지만....

아, 정말 정말 정말 좋은 영화입니다!!!

by Lewis | 2009/09/22 13:51 | Savor Lif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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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컴고쳐 at 2009/09/23 21:02
너무 아는 게 많은 사람은 감동에 인색하다. 하하
영어 발음이 좋아 인도식 영어가 귀에 거슬리고, 이것저것 읽은 책이 많아 뻔한 스토리에 식상하고. 새로운 영화 개봉보다 선배님의 새로운 바이크 박스 개봉이 더 두군 두군 입니다. 그날 저도 같이 하고 싶어요. ^^
Commented by Lewis at 2009/09/24 08:37
자막 정신없이 읽으면서 영화보는데 어색한 발음이라니요^^...거슬린 것은 뭐랄까...영화 전체에 풍만하도록 흐르는, 부유함이 깔린 끝간데없는 인물들의 자신감이나 우월의식이었을 거예요. 그 부유함은 그 나라의 문제가 있어보이는 시스템 탓으로 느껴지는데, 뭐 그래서 등장인물들의 고달픔이나 아픔이 잘 전달되지 않더란 말이죠. 저나 제 친구가 꽤 심사가 뒤틀린 관객이어서 그랬을지도 몰라요^^.

왠지 창피해서 바이크 오픈은 저 혼자로, 비밀로 할 꺼구요...숨어서 타는 연습 꽤 한 후, 아주 조심스레 컴고쳐 님께 달려갈께요. 1300cc 매뉴얼 바이크...생각만 해도 막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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