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06일
November 5, 2009

며칠 전, 이제는 단골집이 된 분당 정자역 빈대떡마을에 고등학교 선후배 둘러앉아 즐거운 이야기 나누던 중, [너는 시간 되돌려 언제로 다시 돌아가면 꽤 괜찮을 듯 하냐?] 가 술상 위로 올랐고, 어쩌면 자연스럽게, [못내 두려운 꿈꾸기] 이야기로 연결되었습니다.
뭐, 이런 것이죠,
[나 요즘도 꿈꾼다, 군대시절로 되돌아가는 꿈...꿈에서 계급은 희한하게 병장인데, 군생활을 다시 해야 한대요, 글쎄]...
[저는 대학 4학년 꿈이요...학점 모자라서 졸업 안되는 꿈 왜 다들 꾸시잖아요]...
두려움은 아쉬움과 맞닿아 있을 수 있겠죠. 한 선배가 그 [두려운 꿈 이야기]와 [언제로 돌아가면 좋을까?] 를 섞어서 [아쉬운 꿈] 이야기도 꺼냈습니다....[난 이런 거야...고등학생 그 창창한 젊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거고, 꿈 속에서 정말 그 시절로 돌아간다구...나 정말 잘 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고, 잘 할 수 있는데, 이런 젠장, 시간 되돌려 돌아간 그 다음날이 바로 아주 중요한 시험날이 되는 거야...정말 잘 해보고 싶은데, 빵점이 완연하게 예상되는 그 아득함...으하하하~~]...
영화 [백투더퓨쳐]나 [타임머쉰]의 반복되고, 되돌리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안타까움이 그런 것이겠죠^^.

그 두려움이나 아쉬움이 공동체의 것이든, 개인의 것이든, [다시 돌아가서 이렇게 바로잡을 수 있다면]은 참 재미있는 술안주 화제이긴 합니다. [타란티노 아저씨의 재능은 이제 밑바닥인가봐]를 느낀 저 영화 역시 그 이야기인 듯 하구요. (가벼움 속에 진지함을 섞어주는 것과 진지함 속에 가벼움을 토핑으로 섞는 건 정말 다른 두가지일텐데)...그간의 타란티노 아저씨 영화와의 다름 때문인지, 저는 저 영화를 그리 재미나게 보지 못했습니다.
반면, 열흘 쯤 전에 읽은 저 김훈 아저씨의 신간 소설은, 시간이 두어 주 지나도록 감상 한 줄 적기 어려울 만큼 착잡한 내용이긴 하지만, 며칠 전 선후배들과의 술자리 이야기와 연결지어 생각해보니, 끝내 [그래, 정말...그런거지 뭐]...로 공감하고 인정하게 되는, 그런 묵직한 잔상을 저에게 남기는군요.
우리 인간이 그렇잖아요. 그렇게 생겨먹었잖아요.
그래서 아무리 [내 다시 돌아간다면]을 아쉬워해도, 지금의 던적스러움(저는 이 말을 이번에 처음 보았고, 사전을 찾아 공부하게 되었어요^^)이, 되돌려지거나 바뀐 그 어느 때와 장소에서 좀 더 근사하게 변해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수 많은 거죠. 그 [던적스러움]에 [왜?]를 토달 수 있고, [그래서?]를 채근하거나 힐난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정도의 [우리는 이렇다]를 아프게 그려준 김훈 아저씨에게 매우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 책의 이야기에 대해 공감을 못하거나(왜?,. 뭐가 던적스러워?), 공감이나 인정 후의 방향을 채근(그래서?, 그래서 그런 우리는 어쩌라고?, 그래서 너는 어떻게 살건데?, 어떻게 행동하고 사고해야 한다고,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지금은, 관심이 없어요.
한가지, 책 제목이나 설명, 그리고 작가의 책 말미 [모든 관계 혐오] 이야기는 조금 엇박자로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과연 이 아저씨는 책을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이렇게 여기서 살아내자]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구요? 김훈 작가님, 정말 그런가요? (어제 다른 술자리에서 저는 "[공무도하]라는 책 제목은 작가의 [대국민사기극]임에 분명하다"고 주정을 부렸습니다^^...그나저나 술자리에서 왠 뚱딴지 책이야기가 나왔을까?,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이거...^^)
아, 주정....
어떻게,
월.화.수.목....매일 매일 이렇게 열심히 술마시며 살아낼 수 있는지.....이번 주말에는 아무 약속이나 일정없이 조용하게 누워있고 싶어요. 댄 시먼즈 아저씨의 [올림포스] 책이 [나 좀 읽어줄래?, 꽤 재미나거든?]으로 유혹하고 있거든요.
# by | 2009/11/06 10:41 | Books | 트랙백 | 덧글(2)



